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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16.5%가 6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구조적 대응이 요구된다. 단순한 복지 전달을 넘어서, 의료·돌봄·주거·문화 등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고령자의 삶의 질을 총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민관 협력은 혁신적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정부는 제도와 예산을 통해 기본 틀을 마련하고, 민간은 기술력과 실행력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다. 민관이 각자의 전문성과 역할을 조화롭게 분담하면, 고령사회 대응의 질적 수준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특히 고령자는 다양한 욕구를 가진 집단이며, 소득 수준, 건강 상태, 사회적 고립 정도 등이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이질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획일적 정책보다는 민간의 창의성과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고령자는 재택 돌봄을 원하고, 어떤 이들은 공동생활형 거주시설을 선호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은 이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고, 공공은 이들이 적절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수행할 수 있다.
2. 일본의 민관 협력 사례: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은 ‘지역사회가 하나의 병원처럼 기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병원뿐 아니라 재택간호, 방문 요양, 복지기관, 커뮤니티센터까지 통합적 역할을 수행하며, 고령자의 독립성과 지역 정착을 지원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민간 병원과 기업에 일정 기준 이상의 고령자 서비스를 제공하면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해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공공은 복지 인프라를 확장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최근에는 IT기업까지 이 시스템에 참여하여,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과 고령자용 웨어러블 기기 등도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민관 융합은 단순 협력을 넘어 고령사회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실험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의 핵심은 **‘자립 지원’**에 있다. 고령자가 가능한 한 오랜 시간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생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와 자원을 공유한다. 예컨대, 약국이 고령자의 약 복용 상태를 체크하고, 지역 상점이 돌봄 정보를 전달하는 구조다. 이처럼 지역 단위에서 민관이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고령자의 삶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3. 한국의 민관 협력 모델: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와 기업 연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는 ‘산업적 접근’을 통해 고령자의 삶을 개선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센터는 국내 120여 개 중소기업과 협력하여 제품 시제품 제작, 임상테스트, 사용자 피드백 수렴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고령친화 인증제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용 기능성 가구’, ‘낙상 예방 기술’, ‘인지기능 향상 게임’ 등의 개발이 활발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공조달 연계를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와의 협업으로 지역 실증 사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지역 복지기관과 연계된 시범 사업은 민관의 효율적 분업 체계를 잘 보여준다. 향후에는 AI, 빅데이터 기반 고령자 건강관리 솔루션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22년부터는 **‘고령친화 우수제품 지정제도’**를 통해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제품을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은 초기 시장을 확보할 수 있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치매예방 놀이도구는 센터와 공동으로 서울시립 복지관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했고, 이후 다수 요양시설에 도입되었다. 이처럼 고령자 대상 산업은 단순한 제품 생산을 넘어 실제 현장 적용과 정책 연계가 이루어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민간 기업이 혼자서는 어려운 이 과정을, 공공이 협력함으로써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4. 글로벌 혁신 사례: 유럽의 액티브 에이징 프로젝트(AAL)
AAL 프로그램은 20개 이상의 유럽 국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민관협력 프로젝트로, 고령자의 자립성과 사회참여를 ICT 기술로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고령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사용자 테스트를 거쳐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한 시범사업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로봇이 고령자의 외로움 해소와 약 복용 알림 기능을 수행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민간 기술 기업과 공공 보건기관, 고령자 단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사업의 실효성과 수요 반영도를 높이고 있다. EU는 이를 통해 새로운 고령친화 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사회적 비용 절감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실버산업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협력도 가능하다.
AAL 프로젝트는 4~5년 단위로 대규모 펀딩을 조성하여 혁신적 프로젝트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민간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시킨다. 또한 실사용자 중심 평가 체계를 도입해 실제 고령자들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검증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식단이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상용화되었다. 한국도 이 같은 모델을 벤치마킹해 실버테크 산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5. 실버산업 민관 협력의 미래 방향
향후 민관 협력은 단발성 시범사업을 넘어,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혁신 제도를 확대하고, 민간 기업은 사용자 친화적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민관 협력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성과지표(KPI) 체계도 마련되어야 하며, 시민사회의 참여 또한 중요한 열쇠다. 고령자 본인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가 되어야 하며,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민관 협력은 고령자 개인의 삶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나아가 사회 통합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 단순한 복지 지원이 아닌, 고령친화적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통합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다. 민간의 참여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령자 복지와 관련한 민관 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가 요구된다. 또한 실버산업 육성을 위한 지역 기반 클러스터 조성도 고려해볼 만하다. 지역 대학, 의료기관, 복지기관, 스타트업 등이 함께 참여해 연구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진행하는 혁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실버산업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미래 사회의 복지와 경제를 함께 이끄는 전략 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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